안녕하세요! 올해 16살이 되는 여학생입니다.제가 요즘 조금은 진지한 고민을 갖게 되어서 여쭤봅니다.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여자입니다. 하지만 가끔 제가 여자로 태어나면 안 되었을 운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주위에서도 남자로 태어났으면 잘생겼을 것 같다거나, 체형이 은근 남자같다는 말을 듣기도 해요. 점점 자라는 저를 보니 저도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사실 생각해보니 최근이 아닌 꽤 오래 전부터 이런 생각을 해왔던 것 같아요. 아주 어릴 때 부터는 아닐지라도, 어렸을 때 부터 조금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자라왔던 것 같습니다. 제가 남자라 생각하며 행동한 적도 있고, 남자가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낸 적도 종종 있습니다.미국에 계신 여성분이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점차 남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분위기와 체형도 남자가 되어가는 기록용 영상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 신기했고 ’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떨까? ’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얇은 여성의 목소리에서 중성적인 목소리로, 그 후엔 굵은 목소리로 변해가는 것이 너무나도 멋져 보였습니다. ‘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떨까? ‘ 라는 생각이 ‘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 는 생각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저에겐 동생들이 있습니다. 사촌동생을 포함해서요. 남자인 동생들이 과격하게 놀며 주위에서 말하는 ‘ 남자같은 놀이 ‘ 들을 할 때면 저도 함께 놀고 싶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은 ’ 저런 건 남자들이나 하는 거야. ‘ 라며 제한을 겁니다. 함께 놀고 싶었지만 어른들이 계시니 속상한 티를 낼 수 없기에 꾹 참고 어른들과 함께 앉아있기만 했습니다.그러다 용기를 내어 첫 발걸음을 내밀었습니다. 엄마에게 지금의 긴 머리 대신 숏컷을 해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분위기 전환 같은 거라고 덧붙이면서요.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여자가 무슨 짧은 머리를 하느냐며, 절대로 안된다며 단호하게 쐐기를 박았습니다. 딱히 언성이 높았던 것도 아니었고 화를 내는 것 같지도 않았지만 제겐 조금은 상처가 되었습니다.그 후에도 수 차례 엄마에게 숏컷을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 때마다 보기좋게 거절당했습니다. 물론 엄마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소중히 낳아놓은 딸아이가 여성스럽게, 예쁘게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겠지요. 그렇지만 가끔은 제 선택을 따라주었으면 합니다.아직 철이 들지 않은 학생의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 나름대로의 고민입니다. 혼란스럽기 때문입니다. 아직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이러한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게 된다면 그들이 절 어떤 눈으로 볼 지 몰라 두렵기 때문입니다.제가 이상한 걸까요?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그냥 제 정신이 문제여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싶기도 합니다..제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주실 분들만 답변 부탁드립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스럽게 답변해봅니다. 10대때 그런 생각을 가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여자인데 남자가 되고싶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자로 태어나서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아도 성염색체가 여자가 때문에 본인이 여자란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외국에선 성전환 수술이 흔한 일일수도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하고 부작용으로 우울증 등이 생겨 다시 본래 성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숏컷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도 여자지만 숏컷을 한 사람이 몇몇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남자같거나, 남자가 되고싶어서 숏컷을 한 건 아니에요. 그냥 그 스타일이 마음이 들고 편하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머리는 금방 자라니까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하는 게 내몸에 줄수있는 가장 안전한 변화라고도 하잖아요? 부족한 답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