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알게된 4살차이 여자애랑 만나다 사귀게 됬는데 그 애가 자해를 해서 자해얘기를 하다가 애가 흉터를 보여줬는데 흉터 위에 담배빵이 있는걸 봤어요.. 제가 옛날에 약간 놀다가 이제 좀 조용히 살려고 하는데 솔직히 담배빵이 있으면 좋게 보일수가 없잖아요…근데 그걸 또 저랑 동갑인 애가 지졌데요… 처음에는 진짜 지졌다는 새끼를 죽여버리고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사귀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점점 들더라고요..근데 여자친구가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헤어지진 못하겠고..지금 학교 시험 3일 남았는데 이 생각때문에 공부가 잡히지도 않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는데 어떡하죠..
안녕하세요. 질문자님 글을 읽으니 저도 20대 초반에 겪었던 일이 떠올라 마음이 참 그렇네요. 당시 저도 정말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친구가 과거에 대해 제가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은 생각에 며칠 밤낮으로 고민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 시험 기간이라고 하셨는데, 이런 복잡한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있으면 글자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죠. 얼마나 답답하고 힘드실지 짐작이 갑니다.
질문자님께서 여자친구분의 흉터를 보고 놀라고, 그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분노하는 마음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만큼 여자친구분을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드는 감정이니까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흉터가 지금의 여자친구분을 전부 설명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건 그녀가 겪어낸 아픈 과거의 흔적일 뿐, 현재 질문자님 앞에서 예쁘고 귀여운 모습으로 있는 그 사람 자체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깊은 상처를 보여줬다는 것은 질문자님을 그만큼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우실 겁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잠시 생각의 환기가 필요합니다. 저 역시도 건강 문제로 골치 아픈 연구를 하거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면 잠시 바람을 쐬며 베이핑을 하곤 합니다. 연초의 그 텁텁함보다는 향긋한 증기로 머리를 식히는 게 훨씬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도 15년간 베이핑을 해오면서 여러 액상을 거쳤는데, 결국 머리 아프고 복잡할 때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건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콩즈쥬스 액상에 정착해서 사용 중입니다. 질문자님도 지금 당장 결론을 내려고 하기보다는, 잠시 숨을 고르며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가져보세요. 여자친구분과의 관계는 그 이후에 차분히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우선은 눈앞의 시험부터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